shop + 뉴욕 (2)

2023.09 | new york

샾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는, 회사가 신입들에게 기회를 정말 많이 주고 적극적으로 키우려고 한다는 점이다. 회사의 전체적인 시스템과 분위기가 적극적으로 학교 모델을 따르고 있어서, 학교에서 학생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것처럼 신입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굉장히 열려있고 진심이다. 그러다보니 회사가 상당히 수평적이고, 주니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회사에 참 잘 조성되어있다. 첫 커리어를 시작하고 무언가를 배워야하는 신입의 입장에서 보면 첫 직장으로는 정말 완벽한, 최고의 회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샾에 오고 처음 들어간 팀은 나까지 총 다섯 명이었는데, 나와 비슷한 때에 샾에 들어온 세 명의 주니어가 각각의 디자인 옵션을 발전시켜야 했다. 그리고 매 주 두번씩 파트너 미팅을 할 때마다 직접 각자 디벨롭한 옵션을 파트너들에게 발표해야 했다. 파트너 미팅 전에 시니어들이랑 따로 얘기하면서 옵션을 디벨롭시키기도 했지만, 시니어들 리뷰 없이 곧바로 내가 파트너에게 발표할 때도 많았다. 정말 말 그대로 학교 스튜디오처럼, 주니어들이 각자 옵션에 대한 내러티브와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서 발표하고 크리틱을 받았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세가지 옵션을 그대로 클라이언트 미팅 때까지 가져갔다. 어떻게 보면 정말 내 디자인이 그대로 지어질 수 있는 기회가 완전히 열려있는 셈이다.

파트너들에게 디자인을 설명했을 때도 파트너들이 웬만하면 (교수님들처럼) 다 주니어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분위기였다. 파트너 피드백들의 주 focus도 디자인 자체보다는 오히려 내러티브와 옵션들의 차별성, 그리고 각각의 옵션들이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어필이 될 수 있는지에 가까웠다. 예를 들면 ‘이 슬라이드는 클라이언트에겐 너무 디테일하다거나 테크니컬하니까 빼자’ 같은 코멘트들? 약간 자기들이 생각했을 때 ‘아, 이 디자인 옵션은 클라이언트한테 이런식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팔 수 있겠다).’ 가 납득이 되면 딱히 별 디자인 크리틱 없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물론 디자인의 방향성에 대한 스케치나 플랜 레이아웃, 자기들이 원하는 형태에 대한 코멘트도 꽤 있긴 했지만, 내가 느꼈던 파트너 미팅의 주된 분위기는 그랬다.

단순히 디자인에 대한 의견 뿐만 아니라 컨설턴트 미팅과 클라이언트 미팅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샾에는 신입들이 외부 미팅에서도 직접 발표를 하고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물론 컨설턴트 coordination은 아직까지도 정말 어려운 영역이지만, 회사에서도 주니어들에게 이건 안해봤으니 모르는게 당연하다며 자신있게 하라고 응원해주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나는 입사한지 한 달 정도 밖에 안됐을 때 바로 사이트 출장까지 데려갔으니까… 그것도 근처 미국 도시가 아닌 조지아 공화국으로, 파트너들+시니어들과 같이 클라이언트 미팅을 위해 날아가게 되었다. 처음엔 나를 뭘 믿고, 그리고 내가 뭘 안다고 날 데려가는거지? 생각했는데, 나중에 인도 출장까지 날 데려간걸보면 정말 샾은 신입에게 거리낌없이 기회를 퍼주는 회사구나 싶었다.

사실 이런 수평적인 분위기는 예전에 일했던 big이나 mvrdv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분위기였다. 유럽회사들이라 더욱 수직적인 위계가 강했던 것도 있겠지만, 그 땐 심지어 팀 내부 미팅에서조차도 신입이나 인턴은 의견을 내기가 어려웠다. big에서는 비야케와 미팅을 하면 주로 파트너와 pm이, 그리고 파트너미팅을 하면 pm과 시니어만 말하는 분위기였다. 당연히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말하는 사람은 거의 파트너와 pm 정도밖에 없었다. 특히 인디자인이나 프레젠테이션은 시니어가 아니면 건드릴 수도 없는 영역이었다. 디자인 프로세스 역시 이런 수직적인 분위기가 강했는데, 위에서 내려오는 스케치와 아이디어를 밑에서 모델링하고 만들어서 보여주는게 대부분의 디자인 프로세스였다. (mvrdv는 위니마스가 유일신이자 황제였으니까 뭐 말할 것도 없고..🌞)

전에 경험했던 회사의 분위기가 이랬다보니 솔직히 처음 샾에 들어왔을 때 좀 놀랐다. 나의 첫 미국회사다보니까 다른 미국 회사의 분위기도 샾과 비슷한건지, 아니면 샾이 특이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샾은 아무래도 파트너들과 시니어들이 컬럼비아, 예일, 코넬 등등 여러 학교에서 계속 티칭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어서, 수평적이고 학교 같은 분위기를 일부러 유도하려는 듯 하긴 했다 (샾이 gsd에서만 렉쳐 한번 말고는 안왔던걸보면 유독 gsd와만 딱히 인연이 없었던 듯 하다). 심지어 내가 처음 들어간 팀의 pm도 계속 프랫에서 티칭을 해오고 있으니까, 선생님처럼 모르는걸 잘 가르쳐주기도 하고 학생들(신입)을 대하는 법을 잘 알고있기도 했다.

이런 아카데믹한 회사 모델, 그리고 수평적인 분위기는 샾이 가지는 최대 장점이지만, 그만큼 내게 주어지는 기회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엄청 났다. 특히 concept phase 초반에 각자 디자인 옵션을 디벨롭 해야 됐을 때는, 학교 다닐 때 보다 스트레스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학교였으면 내가 내 프로젝트 망치는 거니까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는 돈값을 해야하고 책임을 져야하니까… 다른 신입들도 옆에서 각자의 옵션을 만들고 있으니까 알게 모르게 competition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이건 회사에서 의도한 것 같긴 하다)

특히 위에서 내려오는 top down 디자인이 아니라 아래에서 각자 디자인을 만들어가다보니 당연히 프로세스 자체가 다소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건 워낙 수평적인 분위기 자체가 가지는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파트너들이 최대한 얘기를 들어주려고 하고 밑에서 한 디자인을 존중하려고 하다보니까, 서로 완전히 맘에 들지는 않는 (누구의 취향도 아닌) 애매한 디자인들이 생겨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아무리 디자인 프로세스가 bottom up이라고 해도 파트너들의 개인취향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디벨롭 될대로 된 디자인을 갑자기 훅훅 바꾸라고 할 때도 종종 있었다. 가끔 그럴 때마다 멘탈이 흔들리면 ‘이럴꺼면 그냥 처음부터 위에서 스케치하고 디자인한거 우리가 모델링하면 편하잖아~’ 라는 생각을 속으로 오백번 하기도 했다🌝

또 단순히 디자인뿐만 아니라 컨설턴트 미팅과 프로젝트 매니징의 기회도 신입들에게 주어지다 보니까, coordination 미팅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가끔은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을 (무책임하게) 신입에게 시키고 해내길 원하나 싶어서, 좀 막막하고 버겁기도 했다. 난 이제 학교 졸업해서 mep, structure, fls 디테일도 제대로 모르는데 컨설턴트 미팅에 내던지고 coordination을 시키고 이메일을 쓰라고 하니까 좀 짜증날 때도 있었다. 물론 시니어들이 웬만하면 같이 미팅에 들어오고 최대한 알려주려고도 하는 분위기지만, 애초에 샾은 보통 팀 자체가 크지 않아서 신입들도 어느정도 주체적으로 일인분을 하긴 해야했다(안그러면 짤리니까🥲). 그래서 시니어들이 야근이나 주말에 일을 시키는 경우는 정말 거의 없어도, 필요하면 내가 알아서 준비를 하고 일을 혼자 스스로 집가서 더 해야 했다. 사실 이건 모델 만들기나 다른 잡일보다는 훨씬 가치있는 일이고, 신입에게 이렇게 pm의 기회까지 주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걸 알기에 참 감사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팀 크기가 작아서 팀원 모두가 프로젝트 전체의 여러 부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샾이 가지는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다. 샾은 외부적으로는 대형 회사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뜰리에의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 한 팀에 보통 4-5명 남짓 정도이다 보니 개개인이 대형회사처럼 주어진 일만 하는게 아니라 프로젝트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일할 수 있는, 어느정도 올라운더가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꽤 바람직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큰 팀에서 부품처럼 일하는 것보다 경험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더 열려 있기도 하니까. 다만 보통 이런 시스템의 단점은 팀이 작기 때문에 주택이나 하우징 같은 작은 스케일의 프로젝트만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인데, 샾은 달랐다. 샾이 corporate의 느낌과 성격도 어느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샾은 som이나 kpf같은 회사와 비교하면 정말 작은, 100명 남짓 정도의 규모지만 다른 corporate 들과 비슷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들에 대한 경험도 많고 또 그걸 꽤나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샾에서 뉴욕에 디자인 한 타워나 마스터플랜을 봐도 작은 회사들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스케일의 큰 프로젝트들이 상당히 많아서, 어떻게보면 대형 회사와 작은 회사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사실 단점도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샾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최근 회사 포트폴리오의 흐름이 대부분 하이엔드 아파트나 리조트 같은 타워들에 치우쳐 가고 있다는 점이다. 오피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프로젝트들이 회사에 꽤 있지만, 과거 샾에서 종종 하던 공연장이나 학교 건물 같은 퍼블릭 프로젝트들은 이젠 더 이상 회사에 그렇게 많지는 않은 듯 하다. 특히 최근 10년동안 스타인웨이나 브루클린 타워를 거치며 샾이 워낙 타워 전문 회사의 이미지가 꽤 강해지면서 퍼블릭 프로젝트를 할 기회 자체가 많이 사라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회사의 디자인 관심사가 예전 바클레이스 같은 괴물 매싱에서 요즘은 그래도 좀 차분한 매싱+살짝 신경 쓴 파사드+materiality로 옮겨가는 건 개인적으로는 참 맘에 든다. 물론 여전히 회사가 전체적으로 추구하는 애스테틱은 내 디자인 취향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런 괴물같은 형태를 내 손으로 만드는 건 죽어도 싫으니까…

샾은 내가 경험했던 회사들 중에 가장 디벨로퍼적 사고에 열려있는 회사기도 하다. 클라이언트의 입장과 생각을 최대한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하고, 그렇다고 디자인을 아예 놓지는 않는, 중간 포지션을 언제나 유지하려한다. (사실 돈만 주면 다 해드립니다🌝) 파트너들도 다들 이런 인사이트가 있어서 어떻게 해야 클라이언트들에게 프로젝트를 selling할 수 있는지 정확히 꿰뚫고 있는 듯 했다. 지난 출장에서 파트너들 중 한명이 내게, ‘샾은 웬만하면 클라이언트와의 첫 디자인 미팅 때 우리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먼저 보여주지 않는다. 클라이언트가 먼저 패를 오픈하게 하고 우리는 그걸 보고 플레이한다.’ 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보통 건축가들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디자인을 무작정 자아실현 하려는 것과 정반대의 프로세스니까, 디벨로퍼들이 당연히 좋아할 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말 잘들으니까). 그리고 이런 포지션과 접근법이, 네 명이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해서 대형 corporate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또, 뉴욕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수주할 수 있게 된 배경과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

하지만 이런 포지션 역시 마냥 장점만 있는건 아닌 듯 하다. 샾은 프로젝트를 고를 때 얼마나 회사에 이익이 되는지가 매우 중요하고, (+ 돈 되는 일은 다 하고) 쫌 과할 정도로 보이는 클라이언트의 요구 조건들도 최대한 맞춰준다. 그렇지 않으면 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유지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런 스타일이 디자인 회사로서의 이미지와 아이덴티티에는 그리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진 않았다. 특히 디벨로퍼 클라이언트와 일할 땐, 회사에서 원하는 디자인이나 건축을 강하게 푸쉬하기보다 클라이언트의 경제성 논리에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그랬다. 그래서 회사 내부에서도 이렇게 디벨로퍼의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듯 했다. 그래도 최근 샾의 프로젝트에서는 파사드와 materiality에 매우 힘을 주면서 회사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어느정도 유지해오고는 있지만, 십여년전 샾이 한창 때 보여주던 창의적인 건축 야마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지 않나…싶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샾의 주 비즈니스 무대와 관심사가 뉴욕과 미국 시장에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international 마켓으로 옮겨가면서, 회사에서도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조금 혼란스러워하는 중인 듯 했다. 특히 아시아의 디벨로퍼는 미국보다 더 강압적이고 본인들이 갑의 위치라고 굳게 믿고 있으니까, 프로젝트가 돌아가는 흐름이 기존 샾이 해오던 프로세스와는 너무 달라서 여러모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샾은 뉴욕에 대한 자부심만큼이나 미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그동안 동아시아나 중동에 프로젝트 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해 왔다. 그러다가 뉴욕의 건축 경기가 코로나 전후로 급격히 안좋아지면서, 그 콧대 높던 샾이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뭐 사실 헤르조그나 치퍼필드 같은 og들도 최근 들어 중국 한국에 프로젝트를 많이 시작하는걸 보면,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흐름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이미 아시아 건축 시장은 mvrdv나 헤더윅, 스노헤타 같은 회사들이 이미 수십년전부터 정성들여 가꾸고 일궈왔기 때문에, 지금와서 어떻게 샾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자리를 잡을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이렇게 보면 샾이 비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래도 최근 샾의 새로운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다 미국이 아닌 해외 시장에 쏠려 있고, 신입 사원을 뽑을 때 역시 대부분 미국 국적이 아닌 international로 뽑는 추세이긴 하다. 내가 샾에 들어왔던 시기도 딱 이런 과도기의 시작 같은 느낌이었다. 마침 회사가 international 마켓 개척을 위해 신입을 적극적으로 뽑고 있었고, 기묘하게도 그 즈음 샾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미국인이 아니었으니까… 나도 시기가 잘 맞아서 레퍼런스도 없이 쉽게 들어왔으니 어떻게 보면 내가 참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다. 솔직히 뉴욕에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서 샾에 들어온 내겐, 이런 변화가 별로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긴 하다. 회사에도 도미노나 east river park, 스타인웨이나 브루클린타워 같은 뉴욕의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당장은 더 이상 없는 듯 했고(샾의 문제는 아니고 전체적인 뉴욕 마켓이 그런거 같긴 하지만), 내가 지금 속한 팀도 계속 조지아, 스웨덴, 인도 등등 international 프로젝트만 하고 있어서, 언제쯤 뉴욕 프로젝트를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거의 일년 째 재미없는 인도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요즘 회사 다니는게 그렇게 재밌진 않지만, 그럼에도 샾은 참 나쁘지 않은 회사다! 솔직히 첫 직장으로는 정말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회사이고, 워라밸 역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야근은 못하는 체질이 되어버렸다…) 회사사람들 역시 대부분 미국백인들이라 그런지 다들 점잖고 나이스하다. 뭔가 일반적인 건축가들 같은(지랄맞은) 성격의 사람들이 없달까..? big이나 mvrdv와 비교하면 확실히 젠틀하고 건전한 분위기의 회사인건 절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샾은 회사의 인종도 문화도 너무 american의 느낌이 강해서, 그 바이브에는 여전히 적응해나가는 중이다. 안그래도 사람들이랑 얘기하는걸 별로 안좋아하는데(사람 자체도), 매일매일 영어로 스몰톡을 해야하니까 참 하루하루가 쉽지 않다. 특히 출장가서 매일 아침+점심+저녁+술자리까지 하루종일 팀원들과 같이 있으면서 영어로 얘기할 땐 진짜 정신이 나갈 뻔 했다. 그래도 요즘엔 매일 아침마다 내가 가는 곳이 회사가 아니라 영어학원이라고 생각하니까 회사갈 때 마음이 좀 편해지긴 편해졌다🌝 앞으로 내가 언제까지 샾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발 사람 좀 그만 짤랐으면 좋겠다🥺) 샾은 이젠 내 커리어에서 뺄래도 뺄 수 없는 회사가 되었으니, 그냥 내일도 영어학원 열심히 다닐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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